메흐타 교수 "저술 활동이 대학에 위험 요인"…예일대 등 교수 150명도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를 비판하던 저명한 학자가 '정치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대학 강단에서 물러나자 학생 시위와 동료 교수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북부 명문대 아쇼카대에 재직하던 프라타프 바누 메흐타 교수가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교직에서 물러났다.
메흐타 교수는 사직서에서 헌법적 자유의 가치 지지를 위한 자신의 저술 활동이 아소카 대학에 위험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이사회가 나를 정치적 부채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슷한 이유로 2019년 아쇼카 대학 부총장직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정치과학 교수로 재임 중이었다.
정치학과 헌법학 전문가인 메흐타 교수는 그간 여러 글과 강연을 통해 나렌드라 모디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모디 정부가 진보주의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아쇼카 대학 측은 메흐타 교수의 존재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지 매입 등 최근 교세 확장을 추진하던 대학교 이사진은 메흐타 교수의 사임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18일에는 정부 수석 경제 고문으로 일했던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 교수도 메흐타 교수와 연대하겠다며 사임했다.
수브라마니안 교수는 아쇼카 대학에 대해 "더는 학문적 표현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학생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며칠째 교내에서 시위를 벌인 학생들은 수업 거부 등도 추진 중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예일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의 교수 150여명도 메흐타 교수의 사임에 우려를 드러냈다.
이들 교수는 공개 편지를 통해 메흐타 교수가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사임한 상황에 대해 깊게 침통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2014년 출범한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모디 정부는 무슬림 등 소수 집단과 반대파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달에는 영국 식민지 지배 시기에 만들어진 폭동 선동죄를 적용해 20대 환경운동가를 체포하기도 했다.
최근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인도의 자유 상황에 대해 '자유로운'(free)에서 '부분적으로 자유로운'(partly free)으로 강등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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