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건 반대하며 직접 상대가 가장 생산적…美, 진지하게 받아들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한국과 일본이 새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미국이 북한과 직접 상대하라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 사안에 정통한 이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WP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당국자들은 미국이 북한을 직접 상대하는 것이 가장 생산적인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미 당국자들도 이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한일 당국자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한국, 북한과 주변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포함된 다자 틀인 6자회담을 바이든 행정부가 재건하는 데 반대하는 조언을 해왔다고 WP는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과거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비핵화를 막지 못한 채 북한의 핵개발만 진전시켰다는 인식에 따라 새로운 대북전략을 검토 중이다. 또 이 과정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WP는 미 당국자들이 검토 과정에서 직면한 도전과제 중 하나는 역내 국가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압박에 어떻게 협력하도록 할지에 관한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분위기를 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인사는 "새로운 정책의 설계자들에게 분명해지는 것은 매우 짧은 기간에 얼마나 지형이 변했나 하는 점"이라며 "중국은 (과거) 6자회담 기간에 한 방식으로 적극적인 외교적 역할을 하는 데 관심이 덜하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또 "일본과 한국은 금방 싸움이라도 벌일 듯한 상태여서 같은 방에 함께 앉기조차 어렵다"며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훼손은 이 지역의 노력에서 미국과 함께 (러시아가)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 등을 놓고 관계가 매우 악화해 있고,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는 여러 현안을 놓고 갈등상태인 만큼 과거 6자회담 같은 판을 짜기도 어렵고 참여국의 적극적 협력을 끌어내기도 쉽지 않다는 고민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미 당국자들은 또 새 접근법은 역내의 다른 국가가 이를 지지하도록 설계돼야 해 북한 외교가 어렵다고 말한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한국과의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일방적으로 약속한 사례를 꼽은 뒤 이런 방식으로는 북한에서 얻을 게 거의 없고 더 큰 그림에서 아시아의 동맹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WP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력 장악이 일부 분석가 예측에 비해 불안정함이 덜하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는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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