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9일부터 희망자에게 중국백신 접종…한국 교민도 대상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자국 내 외국인에게도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르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다.
상하이직할시는 23일 밤 인터넷 공고를 통해 국무원 차원의 방역 계획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관내 거주 외국인도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중국 지방정부 중 일반 외국인에게 희망하면 누구라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는 곳은 상하이시가 처음이다.
상하이시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접종이 중앙정부인 국무원 차원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만큼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 선전(深?) 등 나머지 '4대 1선도시'를 비롯한 다른 곳에도 거주 외국인을 조만간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작년 말부터 시노팜(중국의약그룹)과 시노백(커싱생물) 등 자국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자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중국 본토에서 총 7천495만6천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중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의료진, 출입국 공무원, 항공업계 종사자, 냉동창고 근무자 등 특정 집단에서 시작돼 지금은 각 지방정부별로 각자 사정에 따라 대상을 넓혀나가고 있는데 거주 외국인 규모가 큰 상하이가 가장 먼저 접종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상하이시는 자기 위험 부담 원칙'에 따라 희망하는 외국인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다고 밝혔다.
접종을 원하는 외국인은 상하이시가 운영하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인 '건강 클라우드'를 내려받아 예약한 뒤 지정 장소에 가 백신을 맞게 된다.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건강에 이상이 생겨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면책 동의서'에 서명해야 한다.
외국인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면 1회 접종 때마다 100위안(약 1만7천원)을 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한다.
상하이에는 개인 사업, 기업 해외 파견, 유학 목적으로 거주하는 한국 교민이 최소 수만명에 달한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주변에 있는 보통의 중국 사람들도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하지만 귀국해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을 널리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국제사회에서 중국산 백신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
세계 각국의 중국 대사관이 최근 자국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 관련 '편의'를 제공하겠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도 세계 각국이 자국 백신을 승인하도록 하려는 전략적 목적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우방국들에 제공하면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는 '백신 외교'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