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서 침뱉기·욕설까지…대부분 거리·공원 등 공공장소서 발생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지난 1년 간 캐나다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증오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C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내 중국인 전국협회(CCNC) 등 시민단체가 지난 1년 간 전국에서 일어난 반아시아계 증오범죄를 수집, 조사한 결과 인종 차별 성격의 폭력 사례가 1천150여 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1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2곳의 웹사이트를 통해 접수한 피해자들의 신고 사례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신체적 폭행에서부터 침뱉기, 욕설 등 언어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당했으며 연령대도 노년과 어린이에 걸쳐 광범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보고서는 전체 피해 사례 중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발생한 643건을 집중 분석, 피해자의 60%가 여성이라고 밝혔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와 온타리오주에 각각 44%와 40%의 사례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욕설 등 언어폭력이 73.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직접적 폭행이나 신체 접촉이 10.7%, 고의적 기침이나 침뱉기 10.0%, 기물 파손 3.9% 순이었다.
이밖에 서비스 거부, 직장 내 차별, 사이버상 공격 등 사례도 신고됐다.
피해자 연령은 노년층이 57%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나 18세 이하 청소년층도 42%를 차지, 35세 이하 젊은 층을 능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사례는 공원, 거리, 보도 등 공공장소에서 발생했고 식당이나 식품점 등 상점에서 일어난 범죄도 20%에 달했다.
협회 토론토 지부의 저스틴 공 사무국장은 "캐나다에서 인종주의는 상시로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발발 이후에는 중국계의 외모를 가진 사람들에게 탓을 돌려 희생양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가짜 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적극적 정책과 행동을 당국에 촉구했다.
한 관계자는 "최근 총리가 공개적 발언으로 반아시아계 범죄를 개탄했으나 의회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