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北접경개발 가속…백두산 가는 고속철·신의주 잇는 대교

입력 2021-03-26 10:25  

중국 北접경개발 가속…백두산 가는 고속철·신의주 잇는 대교
14·5계획, 콴뎬·훈춘 중점지원 명시…환런~지안·훈춘~취안허 도로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 대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과의 접경지역 개발과 교통망 건설에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무원이 최근 공개한 국가발전 전략 '14차 5개년계획(14·5계획) 및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 요강' 초안(이하 초안)에는 이러한 접경지역 개발 내용이 담긴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초안에서는 "변경지역의 생산·생활 조건을 크게 개선하고, 국경 도시 시스템을 완벽화하며, 변경 통상구(口岸) 건설을 지지한다"면서 "변경 무역의 혁신·발전을 추진하고, 중점 변경지역 발전을 위한 정확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초안에서는 변경도시 기능 강화와 관련해 중국 전역에서 중점 지원대상 9곳을 명시했는데, 여기에 북중 접경인 랴오닝성 콴뎬(寬甸)과 지린성 훈춘(琿春) 등 2곳이 포함됐다.
압록강 하류에 있는 콴뎬은 북중 최대 교역거점인 단둥(丹東)에 속한 현(縣)이고, 두만강 하류의 훈춘은 북중러 3국 접경이자 북한 나선 경제특구 및 나진항과 연결되는 취안허(圈河) 통상구 등이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이 두 축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안에는 또 변경 도로 건설과 관련해 8개 구간을 명시했는데, 이 가운데 랴오닝성 환런(桓仁)과 지린성 지안(集安) 구간, 지린성 훈춘과 취안허 구간 등 북중 접경 2곳이 이름을 올렸다.
57km 길이인 환런-지안 고속도로는 지난해 10월 착공했으며,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압록강 중류의 내륙 교역 거점인 지안은 향후 동북 3성 내륙의 화물을 모아 북한으로 수송하는 기능을 할 전망이며, 여기에 환런-지안 고속도로까지 더해지면 단둥항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돼 물류기능 강화가 예상된다.
지안시는 변경경제합작구에 6억3천만 위안(약 1천92억원)을 투입해 의약건강산업원을 건설 중이며, 향후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지안통상구 건물에 면세점도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 북중 접경을 따라 백두산 인근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428.2km 구간 고속철도를 건설 중이다.
완공 후 몇 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는 단둥과 북한 신의주간 신압록강대교는 지난해 북한 측 연결도로 포장이 이뤄졌으며, 랴오닝성 정부는 최근 다리 안전진단 검사 입찰공고를 내면서 "머지않아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종상 칭다오(靑島)대 국제관계학원 객좌교수는 "중국은 14·5계획기간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의 도시기능과 도로운송기능을 강화해, 동북 변경지역 발전과 북중 협력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차원에서 랴오닝성과 지린성을 통한 북한과의 연결로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또 "동북 변경 지역의 도로 및 교량 정비·건설·이용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의 북중 밀착 분위기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단됐던 양측의 교역 재개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대외경제통'으로 꼽히는 리룡남 전 무역상(장관)을 신임 중국 주재 북한 대사로 임명했고, 최근 수입물자 소독법을 만들고 신의주 등에 소독창고를 건설하면서 교역 재개를 준비 중이다.
북중 간에 일부 분야 교역 재개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있으며, 중국 업체들이 북한 측으로부터 북한 수역 조업권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음 달 15일 북한 최대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명절 수입 수요가 있다는 점도 조만간 교역 재개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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