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비용 보고서 미제출로 등록 취소…대통령 반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성폭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여당 주지사 후보로 공천돼 논란을 불러온 후보가 결국 낙마했다.
멕시코 국가선거관리위원회(INE)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여당 국가재건운동(모레나·MORENA) 소속 게레로 주지사 후보인 펠릭스 살가도의 후보 등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선거 전에 지출한 비용과 관련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 등록 취소의 사유였다.
살가도 후보는 선관위의 결정에 반발하며,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살가도는 오는 6월 6일 치러지는 멕시코 지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후보다.
연방 상원의원과 아카풀코 시장 등을 역임한 살가도는 최소 2건의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여성은 자신이 17살 때이던 1998년 살가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뒤늦게 폭로했고, 살가도가 운영하던 지방신문에서 일하던 한 여성은 2016년 그에게 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아직 검찰이 살가도를 정식 기소하진 않은 상태이고 살가도의 변호인 측은 의혹을 부인하긴 했지만, 심각한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인물을 주지사 후보로 공천하는 것을 놓고 여당 내에서도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모레나를 창당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살가도를 두둔한 것이 여성계의 반발을 불러와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 시위대가 대통령을 향해 거세가 항의하기도 했다.
살가도는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지난 12일 경선에서 승리해 모레나의 후보로 확정됐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선관위가 살가도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아 후보 등록 취소의 구실을 찾은 것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고 더러운 게임"이라고 반발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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