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서 모디 방문 반대 격렬 시위…"이틀간 10명 피격 사망"

입력 2021-03-28 11:44  

방글라서 모디 방문 반대 격렬 시위…"이틀간 10명 피격 사망"
인도 정부의 무슬림 탄압 항의…학생·이슬람 강경파 등 거리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에서 이틀간 격렬하게 이어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방문 반대 시위에서 10명 이상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일간 데일리스타 등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디 총리 방문 기간인 26∼27일 수도 다카 등 전국에서 시위가 발생했다.
이슬람 강경파, 학생 등이 중심이 된 시위대는 모디 총리가 그간 인도 내 무슬림을 억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총리로 재임하던 2002년 현지에서 힌두 극우세력이 무슬림 수천 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점 등을 비판했다.
또 모디 총리가 2014년 집권 후 시민권법 개정, 잠무-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 등을 통해 무슬림 탄압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모디 총리 방문 마지막 날인 27일 다카, 동부 브라만바리아, 남부 항구도시 치타공 등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데일리스타는 브라만바리아에서의 시위가 격렬해지자 경찰이 총격으로 대응, 이 과정에서 10대 소년 등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브라만바리아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압둘라 알 마문도 로이터통신에 "총에 맞은 시신 3구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부상한 다른 2명도 나중에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앞서 26일에도 치타공에서 4명, 브라만바리아에서 1명 등 5명이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언론은 병원 관계자 등을 인용해 부상자 수는 수십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시위대가 경찰 등을 향해 신발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충돌은 더욱 격화됐다. 이슬람권에서 사람에게 신발을 던지는 행위는 큰 모욕으로 간주된다.
경찰은 시위 초반에는 최루탄, 고무탄 등을 쏘며 해산에 나섰지만, 상황이 통제되지 않자 총기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직까지 사망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모디 총리는 방글라데시의 독립 50주년과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전 대통령의 탄생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방문했다.
동파키스탄으로 불렸던 방글라데시는 1971년 인도의 지원으로 파키스탄에서 분리 독립했다.
셰이크 하시나 현 총리의 아버지인 라흐만은 '방글라데시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독립에 기여했으며 초대 대통령과 2대 총리를 역임했다.
모디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하시나 총리와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20만회분도 추가로 지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월에도 방글라데시에 2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무상 지원한 바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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