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운사들 희망봉 경유 고려…러시아는 북극항로도 기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거대 컨테이선의 좌초로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대체 노선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해운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해운물류 기업인 페스코(FESCO)의 부사장 헤르만 마슬로프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을 러시아를 통해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노선은 러시아 극동 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해상 운송과 이곳에서 유럽으로 가는 철도 운송이 결합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업체는 그동안 수에즈 운하를 통해서 화물을 옮겨왔으나 수에즈 운하는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 좌초로 닷새째 운항이 막혀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물류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세계 주요 해운회사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우회 노선 활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세계 최대 해운선사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가 수에즈 운하 사고 장기화 시 남아프리카 희망봉 경유 노선 이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덴마크 해운회사 톰 역시 고객들이 희망봉 우회 노선을 이용할 경우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문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체 노선 활용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NSR)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니콜라이 코르추노프 러시아 외무부 북극대사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북극항로 매력은 장기적, 단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로 북극해를 덮었던 해빙이 녹으면서 부상한 바닷길이다.
과거보다 선박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게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동북아 지역과 유럽을 잇는 해상 운송 거리와 시간이 단축돼 경제적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러시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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