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는 이제 약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공영방송 라이(RAI)뉴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약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승인한 데 이어 29일(현지시간)에는 약사 단체와 공동으로 안전한 백신 접종을 위한 규약(protocol)을 마련했다.
규약에는 약사들이 전문 기관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하게 하는 한편 약국 외부 또는 내부에 백신 접종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의 규정이 담겼다.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접종이 가능하다.
약국에서의 백신 접종을 위한 법적·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각 지방정부가 준비되는 대로 자체적으로 이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서북부 리구리아주(州) 항구도시 제노바시가 처음으로 30일부터 시범적으로 약국 접종을 시작해 관심을 모은다.
현재까지 참여 약국 수는 52개소로 하루 최대 약 400명이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은 일단 70∼79세 사이 건강 상태가 양호한 고령층이다. 지병이 있는 사람 등 취약층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전국에서 본격적으로 약국 접종이 개시되는 시점은 4월 말이나 5월 초께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백신 접종을 더 빠르고 더 광범위하게 진행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현지에서는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탈리아는 전국적으로 1천990여 개소의 접종센터가 마련됐으나 대기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국은 평균 17만 명 수준인 하루 백신 접종자 수를 조만간 50만 명까지 세배 가까이로 늘려 늦어도 9월 말까지 전체 인구(약 6천만 명)의 80%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탈리아는 작년 12월 2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 30일 현재까지 965만8천여 도스(1도스=1회 접종분)를 접종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303만7천여 명으로 전체 인구(약 6천만 명)의 5.04% 수준이다.
29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54만4천957명, 사망자 수는 10만8천35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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