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무차별 총격에 사망자 500명 넘어…어린이만 30여명

입력 2021-03-30 10:18   수정 2021-03-30 16:57

미얀마 군경 무차별 총격에 사망자 500명 넘어…어린이만 30여명
정치범지원연합 "사망자 510명에 2천574명 구금"…현지매체 "어린이 30여명 사망"
'사살 명령 불복' 경찰관도 시위 도중 숨져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지금까지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부의 무차별 총격 등 무자비한 진압으로 인해 지금까지 5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구금된 시민은 2천574명에 달하며, 이중 37명은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중이라고 밝혔다.
AAPP는 군경이 가택과 병원에도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지매체인 이라와디는 지금까지 군경의 무자비한 학살로 500여명이 숨졌고 2천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금까지 30여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돼 노소를 가리지 않는 군부의 무차별 학살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미얀마군의 날'인 지난 27일 하루에만 100명이 넘게 숨졌는데, 이중 12명이 어린이였다.
다수의 어린이들은 시위 현장에서 떨어져 집 근처에서 놀다가 목숨을 잃었다.
올해 11살의 소녀인 아예 미얏 뚜는 남동부 몬주(州)의 수도인 몰메인에 있는 집 앞에서 놀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가족은 '헬로키티' 그림과 색연필, 장난감을 관에 넣고 소녀를 묻었다.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는 13세 남자 어린이 사이 와이얀이 이웃집에서 놀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군인과 경찰을 피해 집으로 달아나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만 169명이 숨졌고 이중 14명은 어린이였다.
간호사 틴자 헤인(20)은 몽유와에서 총에 맞은 시민들을 돕다가 숨졌다.
경찰관인 칫 린 뚜(21)는 지난 4일 시위대를 사살하라는 상관의 명령에 불복해 근무에서 이탈한 뒤 시위를 벌이다가 역시 목숨을 잃었다.
가족은 "(그가) 시민들이 잘못한 게 없어서 총구를 겨눌 수가 없다면서 경찰직을 그만둔 뒤 시위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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