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책 비판한 CNN 방송에 발끈…"거짓 인터뷰"
측근 결혼식에도 깜짝 등장해 "내가 그리웠나"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에게 "입장 번복의 화신"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파우치 소장의 전날 CNN 인터뷰를 반박하며 이같이 막말을 쏟아냈다.
파우치 소장은 CNN에서 자신이 몸담기도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공개 비판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 "거짓 인터뷰"라며 조목조목 저격한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서 일했는데, 정권이 교체돼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백악관 고문을 겸직하며 요직을 떠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파우치 소장을 겨냥해 "입장 번복의 화신"(king of 'flip-flops')이라며 "자신을 최대한 좋게 보이게 하려고 골대를 움직이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 근거로 "파우치 박사는 우리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그러고는 몇달 뒤에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파우치 소장이 "중국 같은 나라에 우리 조국을 계속 개방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자신과 심하게 충돌했다고도 주장하고, "그의 강력한 조언을 내가 받아들이지 않은 덕택에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파우치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 미국 돈을 썼는데, 이제 우리는 그게 어떻게 쓰였는지 알게 됐다"며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을 재차 암시하는 듯한 주장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CNN에 함께 나온 데비 벅스 전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에 대해서도 "신뢰가 거의 남지 않은 공공연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파우치 소장 및 벅스 전 조정관을 기용한 이유는 "그들이 미 행정부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이며, "그들은 마치 나쁜 버릇과도 같다"고 독설을 이어갔다.
한편 백악관에서 나간 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지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밤 측근 결혼식에 깜짝 등장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날 턱시도 차림으로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객들에게 "여러분은 내가 그리웠냐"고 운을 떼고는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난민 문제와 관련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고 저격했으며, 지난해 11월 대선과 관련해서도 개표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