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상용화 아직 먼 길…"결국 '킬러 콘텐츠'가 문제"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2년을 앞두고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 비싼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5G를 체감할 수 있는 기기·콘텐츠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이런 불만이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이동통신업계와 법무법인 주원 등에 따르면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이 준비하는 5G 피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에는 22일부터 30일까지 약 3천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이통사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고품질, 초고속 5G 서비스 구현을 위해 필요한 5G 전국망 구축이 지체되고 있다. 이통 3사의 불완전한 서비스 이행에 고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6월께 소송 제기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4월 3일 5G 개통 2주년을 앞두고 내달 2일에는 이통3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G 품질 불량을 규탄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은 크게 전국망 구축·속도 미비와 고가 요금제·단말 강요 등으로 나뉜다.
작년 하반기 기준 이통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690Mbps로 LTE의 4배가 넘었지만, 애초 정부와 이통사가 홍보했던 LTE의 20배 속도보다 크게 부족하다.
작년 기준 5G 가입자는 1천185만1천373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천51만3천676명의 16.81% 수준이지만, 전체 무선국 중 5G가 차지하는 비중은 9.59%(14만1천939개)에 불과하다. 주요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85개 시 4천516곳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2천792개로 전체의 61.8%에 그친다.
지하철이나 실내에서 LTE로 전환되거나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도 여전히 보고된다.
그런데도 소비자는 5G 요금제에 LTE 요금제보다 적게는 2만5천원에서 4만원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는 최근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이들 상품의 데이터 제공량은 대부분 10GB대 또는 100GB 이상으로 10~110GB짜리를 원하는 소비자 수요와는 거리가 있다.
주요 제조사의 신규 플래그십 단말은 5G 전용으로만 나오고,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다는 것도 소비자 선택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론적으로 4G의 20배 속도(최대 20Gbps)를 낼 수 있다는 5G 28㎓ 대역은 여전히 상용화에 갈 길이 멀다. 현재 이통사가 전국망을 깔고 있는 3.5㎓ 대역은 LTE보다 3~4배 빠른 속도를 보장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도달거리가 짧은 28㎓의 주파수 특성을 극복할 기술개발이 애초 예상보다 미진해 상용화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이 상태에서 무리해서 상용화를 하면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5G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킬러 콘텐츠'를 키워내지 못한 것 역시 소비자 불만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3G에서 LTE로 넘어올 때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 유튜브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한 것과 달리 5G에서는 이렇다 할 변화를 느낄 수 없어 불만이 잦아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5G로 평균 속도도 빨라지고, 동영상 품질도 크게 좋아졌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AR 글라스, VR 기기 등 새 기기와 콘텐츠를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