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대변인 밝혀…"아직은 우리 국민 수요 충족이 최우선 순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아직 자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는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크렘린궁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외국인들이 러시아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무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면서 일부 러시아 기업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제출한 호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페스코프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접종을 받도록 허용하는 문제를 검토하자는 제안은 이미 있었으며, 일부 유럽 국가들로부터도 그러한 요청이 들어왔었다"고 전했다.
그는 상당수 국가가 백신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이러한 제안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현재 러시아 정부의 최우선 순위는 일차적으로 자국민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스코프는 백신 접종을 위한 외국인 입국 문제는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가 이끄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본부가 논의할 사안이라면서, 대통령은 대책본부가 내린 결정이나 권고를 바탕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렘린궁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한 평가가 최근 들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백신 부족을 겪는 국가들이 러시아제 백신에 새로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했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2상 결과만으로 승인해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달 초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백신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러시아 백신 개발자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58개국이 스푸트니크 V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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