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흔든 빌 황…"위대한 투자자가 목표"

입력 2021-03-30 22:45  

월가 흔든 빌 황…"위대한 투자자가 목표"
2012년 중국 은행주 내부자거래로 기소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월가가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대규모 블록딜의 여파에 흔들리면서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황성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실제 투자 규모가 500억 달러(한화 약 56조7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케고스를 이끄는 황씨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일단 WSJ은 황씨가 과거 헤지펀드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이끈 유명 투자자 줄리언 로버트슨의 수제자라는 데 주목했다.
로버트슨은 1980년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880만 달러(약 1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헤지펀드를 설립해 20년 만에 220억 달러(약 25조 원)로 키운 인물이다.
50대 후반인 황씨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캘리포니아대학(UCLA)과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온 그는 2001년 로버트슨의 도움으로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를 출범했다.
황씨의 회사는 월가의 아시아 전문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로 성장했지만, 2012년에는 중국 은행주 투자와 관련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됐다.
4천4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벌금을 낸 그는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를 외부 투자가 제한된 가족 사무실 형태로 변환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각종 인터뷰에 따르면 황씨는 '위대한 투자자'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밝혔다.
목사의 아들인 황씨는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되면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자신의 신앙심을 되살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난 매일 무엇을 하고, 어디에 투자해 신을 기쁘게 할지 기대하는 어린이 같다"고 말했다.
"돈보다 신을 더 사랑하고, 신이 원하는 일에 돈을 쓰고 싶다"는 것이 황씨의 포부였다.
WSJ은 황씨가 이끄는 재단이 최근 미국과 한국의 개신교회들과 미국의 한인·아시안 사회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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