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중거리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 가능성 인정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북한이 꾸준하게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유엔의 평가가 나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새로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유엔의 평가는 핵무기를 소형·경량화해 전술 무기화했다는 북한의 주장과 일치한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들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또 단거리와 중거리 탄도미사일 추진체 연료가 액체에서 고체로 바뀌고 있어 기동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북한의 미사일 관련 제조 공장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관찰됐다.
북극성-2호(KN-15)를 비롯한 다양한 탄도미사일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생산하는 평안북도 구성 전차공장에서는 시설 확충·현대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화성 15호를 조립한 3·16공장에서도 꾸준하게 활동이 관찰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했고, 핵시설을 유지했으며, 탄도미사일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했다"라며 "북한이 이러한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원료와 기술을 계속 해외로부터 수입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한 회원국은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을 계속 가동 중이라고 보고했다. 공장에선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우라늄의 원료인 이산화우라늄(UO2) 연기가 관측됐다.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도 진행 중이고, 평산 우라늄 광산에선 새로운 시설이 건설되는 등 현대화 작업이 이뤄졌다.
지난 2018년부터 가동을 중단한 5MW 원자로 주변에서도 끊임없이 활동이 관측되고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선 핵시설의 경우 우라늄 농축시설로 확정할 수는 없고 계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언급됐다.
특히 북한의 김일성대학과 김책공대는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연구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북한 대학들이 대량 살상무기 제조 기술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란과의 장거리 미사일 협력설도 반복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이란에 우주발사체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핵심 부품 등도 지난해까지 수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유엔 이란대표부 측은 "가짜 정보와 조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벌인 조사"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북한이 배후에서 해킹을 통해 금융기관과 가상화폐 거래소의 자금을 빼돌려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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