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최근 수십조원의 블록딜을 초래한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황(한국명 황성국)의 개인투자사 거래에 대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등이 3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예비조사는 초기 단계로 SEC의 자산운용 담당 부문이 맡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의 동요가 있을 때 SEC가 이를 조사하는 것은 통상적 절차여서 이번 예비조사가 불법행위 혐의에 대한 본조사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정식 조사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빌황이 이끄는 개인 투자사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투자은행(IB)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등을 통해 대규모 차입 거래를 하다가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몰려 큰 손실을 봤다.
빌황 자신과 가족 등의 재산 100억달러 가량을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진 아케고스는 차입 투자로 실제 투자액은 500억달러에 달한다는 시장의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된 IB들은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담보성 주식을 블록딜(대량거래)로 대거 매각했으나 노무라증권과 크레디트 스위스 등은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개인 투자사 중 특정 부호의 재산을 굴리는 목적으로 설립돼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로도 불리는 아케고스와 같은 투자기업들이 공격적인 위험 투자로 갈수록 시장 영향력을 키우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UBS 증권은 121개 대형 패밀리 오피스만 순자산이 1천42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 부유층 자산관리 업체인 '패밀리 웰스 얼라이언스'에 몸담았던 컨설턴트 로버트 케이시는 작년말 현재 패밀리 오피스의 숫자는 약 3천500개로, 자산 규모는 2조1천억달러를 넘는다고 추산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금융안정감독위원회를 주재하면서 과거 해체했던 위원회 내 헤지펀드 감독 파트(워킹그룹)를 부활하기로 했다.
옐런 장관은 일부 헤지펀드의 과도한 차입 등을 우려 요인으로 지적하면서 "헤지펀드 감독 워킹그룹을 통해 데이터 공유와 위험 인지, 금융시스템 강화 등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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