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회담을 하는 날짜가 오는 16일(미국시간)로 확정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스가 총리가 오는 16일(미국시간)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가토 장관은 스가 총리가 4월 전반(前半·초중순)에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12일 밝혔다.
이후 미일 양국은 이달 9일 정상회담을 여는 일정을 놓고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6일 회담'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는 올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으로 회담하는 첫 외국 정상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대면 회담 상대로 스가 총리를 택한 것은 지구촌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의 동맹 강화를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토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국 정상에 앞서 스가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첫 대면회담을 하게 됐다"며 "미국이 일본을 지극히 중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일 동맹의 결속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미국의 '약속'(commitment)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직접 대면으로 만나 회담하는 것은 정상 간의 개인적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후인 작년 11월 12일 첫 통화를 한 뒤 취임 후인 올 1월 28일(한국시간) 30분가량 두 번째로 통화했다.
이어 지난달 12일(한국시간) 화상 방식으로 열린 첫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협의체)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각종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가토 장관은 스가 총리의 이번 방미 중 구체적인 일정과 행사 등을 놓고는 양국 간에 조율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기회에 미일 정상이 동맹 강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기후변화 공동 대응, 중국을 둘러싼 문제, 북한의 일본인 납치·핵·미사일 등 여러 현안과 관련해 양국 간의 제휴와 협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을 발표할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것은 이제부터"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일본 언론은 두 정상이 첫 대면 회담 후의 성과를 담은 공동문서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미·일이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열린 양국 외교·국방 각료 간의 '2+2' 회의(안전보장 협의위원회) 합의 사항을 근거로 정상회담의 공동문서에 담을 내용을 정리 중이라고 전했다.
이 합의에 따라 공동문서에는 미국의 일본에 대한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5조가 오키나와(沖繩)현 센카쿠(尖閣) 열도에도 적용된다는 내용이 명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남중국해에서 해양 패권을 강화하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향한 양국 간 협력 강화와 핵무기를 포함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 제공이 기술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주요 전략물자의 공급망 구축,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등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확인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대책으로 스가 총리와 방미단 전원의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16일 미국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받았다.
(취재보조: 무라타 사키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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