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과 오찬까지 4시간반 만남…양측 참석자·취재진 5일 격리
(샤먼=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취임 후 해외 첫 방문지로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 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오전 11시 30분께(이하 현지시간) 밝은 표정으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하이웨호텔로 들어섰다.
한중 양국 국기 앞에서 기다리던 왕이 부장은 "웰컴"(Welcome)이라고 인사하며 손짓으로 정 장관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정 장관은 전날 저녁 전용기 편으로 샤먼에 내렸으며 왕 부장은 푸젠성 난핑에서 동남아 국가 외교 장관들을 잇따라 만난데 이어 이날 오전 기차편으로 샤먼까지 이동했다.
두 장관이 국기 앞에 나란히 섰을 때 정 장관이 손을 내미는 동시에 왕 부장은 팔꿈치를 들이댔다. 이들 장관은 팔꿈치를 서로 갖다대는 코로나19 스타일 인사부터 했다. 그 뒤 곧바로 왕 부장은 "악수할까요?"(Shake hands?)라고 제안했고 오른손을 굳게 맞잡은 두 장관은 왼손으로 손짓을 하면서 반가움을 표했다.
왕 부장은 연신 '허허허' 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다.
한중 외교장관은 사진 촬영 후 곧장 회담장으로 이동해 오후 1시 15분까지 소인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 회담에는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장하오(吳江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배석했다.
소인수 회담은 예정된 1시간을 45분가량 넘겨 진행됐다. 확대회담이 열리는 장소 옆에 대기자들을 위해 준비해둔 차가 다 식어 새로 끓여내야 했다.
이후 오후 1시 23분부터 1시간가량 장하성 중국주재 한국대사, 최희덕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확대회담에 이어 2시 30분께 야외 테이블에서 다소 늦은 오찬을 했다. 중국 남방 지역에 있는 샤먼은 최근 오후 기온이 28∼29도가량이다.
1시간 예정이었던 오찬은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오찬을 끝으로 왕 부장과의 회담을 모두 마친 정 장관은 한국 취재진을 따로 만나 한반도 비핵화 등을 중심 의제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오후 5시 10분께 샤먼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그는 한국에 도착하는대로 5일간의 격리에 들어간다.
최근까지 중동 등지를 잇따라 방문했던 왕 부장도 이날 베이징으로 돌아가면 5일간 격리를 거쳐야 한다.
베이징에서 온 장하성 주중대사나 한중 양국 취재진 역시 샤먼에서 5일 격리 후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가 나와야 베이징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편 이번 회담 장소가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해안 도시인 샤먼인 점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한국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한국이 베이징을 선호했으나 중국의 방역 정책 때문에 베이징은 불가능했으며 푸젠성 난핑(南平)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회담을 한 왕 부장의 이동을 고려해 같은 푸젠성 도시인 샤먼으로 장소가 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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