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준 13년만에 최대 수주 기록…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성장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윤보람 기자 =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작년의 10배에 달하는 수주를 따내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0%대에 머물렀던 수주 점유율도 올해는 절반을 훌쩍 넘으며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다.
4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에서 총 1천24만CGT(표준선 환산톤수·323척)가 발주된 가운데 한국은 532만CGT(126척)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지난해 1분기 전 세계 발주량 397만CGT 중 55만CGT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해 수주량이 10배로 급증한 것이다.
또 14%에 그쳤던 수주 점유율도 올해 1분기 52%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의 절반 이상을 한국이 가져간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1분기 수주 실적은 조선 호황기인 2006∼2008년 이후 13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1분기 전세계 수주 실적 순위에서 1위를 달성했다.
선박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73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러한 호실적은 '빅3' 수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해 1분기 총 68척, 55억 달러(해양플랜트 제외)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149억 달러의 37%를 달성했다.
또 1월 14척(14억2천만 달러), 2월 24척(15억4천만 달러), 3월 30척(25억2천만 달러) 등 매월 수주량도 늘고 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이달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한 번에 수주하는 등 현재까지 총 42척, 51억 달러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벌써 올해 목표 78억 달러의 65%를 채웠다.
지난해 1분기 삼성중공업 수주물량이 셔틀탱커 3척(3억 달러)에 그쳐 목표 달성률이 3.6%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큰 차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이달 초 수주한 LNG 이중연료 추진 VLCC 10척(1조1천억원)을 포함해 현재 총 19척(17억9천만 달러)을 수주해 올해 목표(77억 달러)의 23%를 달성했다.
'빅3'의 올해 1분기 수주금액을 모두 합하면 14조 원에 육박한다.
'빅3'에 이어 중소형 조선사들도 선전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최근 그리스 선사 등으로부터 아프라막스급 석유제품운반선 1척과 원유 운반선 1척을 수주하는 등 1분기 총 8척의 수주성적을 기록했다.
조선업계는 해상물동량 회복, 운임 인상 등으로 글로벌 발주 환경이 호전된 데 더해 국제해사기구(IM0)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한 것이 한국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에겐 높은 기술력을 가진 한국 업체들이 가장 안정적 선택지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발주가 몰린 면도 있지만 친환경 선박 발주를 원하는 선주들도 한국 조선소를 잇달아 찾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기술 투자가 빛을 발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1분기 성과를 보면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선도하는 1만2천TEU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20만DWT 이상 VLCC, 174㎦급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박 시장과 LNG, LPG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우리 조선업계는 1분기 전세계 발주된 고부가가치선박 560만CGT 중 80%에 해당하는 426만CGT(76%)를 수주했다. 친환경 연료 추진선의 경우 전세계 발주량 269만CGT 중 78%인 221만CGT를 우리나라가 확보했다.
클락슨은 올해 세계 선박 발주가 전년 대비 54.1% 많은 3천150만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는 당초 전망한 2천380만CGT보다 32.4% 상향조정한 수치"라며 "조선산업의 회복세가 올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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