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국왕 이복동생 "가택연금" 주장…쿠데타 기도설도(종합)

입력 2021-04-04 16:09  

요르단 국왕 이복동생 "가택연금" 주장…쿠데타 기도설도(종합)
함자 왕자, 2004년 왕세제 지위 박탈된 뒤 야인 생활
요르단군 "함자 왕자 측에 요르단 안정 해치는 행동 중단 요구"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김용래 기자 = 요르단 국왕의 이복동생이 쿠데타 기도로 보이는 정치적 움직임에 연루돼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고 서방 매체들이 보도했다.
로이터와 AP통신, 가디언 등은 요르단 군경이 3일(현지시간) 수도 암만에 있는 함자 빈 후세인 왕자의 거처를 압수수색하고 그를 사실상 구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르단 당국은 또한 바셈 아와달라 전 재무장관과 왕실의 일원인 샤리프 하산 벤 자이드를 체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요르단군은 성명을 내고 함자 왕자 측에 요르단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는 데 이용되는 행동들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면서 함자 왕자 측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요르단군은 이어 왕자를 군경이 체포했다는 언론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일부 서방 매체는 함자 왕자가 쿠데타 기도에 연루돼 가택연금을 당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요르단 정보당국이 함자 왕자가 압둘라 국왕에 대한 쿠데타 기도와 관련된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군경이 그의 자택을 급습했다고 전했다.
함자 왕자는 영국 BBC 방송이 입수한 영상에서 자신이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으나 쿠데타 연루설은 부인했다.
그는 요르단군 참모총장이 3일 오전 이른 시각 자신을 찾아와서 밖으로 나가지 말고 사람들을 만나거나 통화하지도 말 것을 요구했다면서 전화와 인터넷도 끊긴 상태라고 주장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함자 왕자는 국왕을 비난한 모임들에 참석한 것에 대해 벌을 받는 것이라고 참모총장이 전했다면서 자신은 그 어떤 모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통치 시스템에 지난 15∼20년간 만연했고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통치 실패, 부패, 무능의 책임이 나에게 있지 않으며, 의지가 부족한 기관의 책임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함자 왕자는 또 "국민의 안위는 통치 시스템의 뒷전으로 밀려났다. 개인적인 이익, 재무적 이익, 부패가 1천만 국민의 삶과 존엄, 미래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그 결과 우리는 희망을 잃었다"고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제사회는 일단 압둘라 국왕측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보고를 면밀히 주시하고 요르단의 핵심 관리들과 접촉 중이다. 압둘라 국왕은 미국의 핵심 파트너이며 우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레바논,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등 아랍권 개별 국가는 물론 아랍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국제조직 아랍연맹(AL), 아라비아반도 6개국이 참여하는 걸프협력회의(GCC)도 요르단의 안보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압둘라 국왕의 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함자 왕자는 지난 2004년 이복형인 압둘라 2세 국왕으로부터 왕세제 지위를 박탈당한 뒤 야인으로 지내왔다.
압둘라 국왕과 함자 왕자의 아버지인 후세인 전 국왕은 생전에 네 차례 결혼해 11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함자 왕자는 네 번째 부인인 누르 왕비와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동에서 미국의 핵심 우방국인 요르단은 아랍권에서 가장 안정적인 나라로 꼽힌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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