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할렐루야'…거리두기 속 축하 의례
백신보급에도 접종률 낮고 변이 설쳐 극복은 먼길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전 세계가 팬데믹 사태 속에서 두 번째 부활절을 4일(현지시간) 맞이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교회들은 거리두기나 원격 미사와 예배 같은 생소한 풍경 속에서 부활절을 축하했다.
백신이 개발되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올해 부활절에도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게 별로 없지만,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각종 봉쇄 조치도 완화하면서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 "대규모 종교 행사 금지"…엄격한 방역 수칙
캐나다에서는 공무원이나 정치 단체들이 가족 외의 부활절 모임을 열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실내 모임에는 더욱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주요 공휴일마다 이러한 지침을 내려서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안다"라며 "그러나 지금 코로나19 종식 희망이 보이는 상황에서 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부활절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실내 종교 모임 규모를 250명, 실외는 500명으로 제한했다.
유럽에서는 변이가 확산하면서 제한 조치가 여전한 상태다.
프랑스에서는 3일부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택에서 6마일(9.6㎞) 이상 이동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다.
벨기에는 비필수 목적의 외국에서 입국을 금지했지만, 스페인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이 있는 경우 외국에서 입국을 허용해 차이를 보였다.
다만 스페인에서도 지역간 이동은 막고 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고위험 지역 주민들을 부활절 기간에 거주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영국은 3개월에 걸친 봉쇄를 끝내고 봉쇄를 완화했으며, 대규모 부활절 모임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체코도 부활절을 맞아 야간 통행금지령을 해제했다.
◇ 마스크 쓰고 '할렐루야'
이탈리아는 모이는 신도를 제한하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제한을 두고 부활절 미사를 허용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서구에서 코로나19가 처음 확인됐던 이탈리아 롬바르디의 한 병원에서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보양의 부활절 케이크를 나눠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텅 빈 성베드로대성당 광장에서 부활절 복음을 전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에 코로나19 제한이 사라져 모두가 자유롭게 기도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라고 기원했다.
미국 뉴욕의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서는 수용 인원의 반만 채워 미사에 참례하도록 허용했다. 지난해 전면 원격 예배를 했던 데서 완화된 것이다.
디트로이트의 한 교회에서는 거리두기와 수용인원을 제한해 1년 만에 처음으로 참석 예배를 재개했다.
◇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
폴란드에서는 지난해 봄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보다 신규 확진자가 60배 늘어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폴란드 실레지아 지역에서는 입원 병상이 한도에 도달해 비행기를 통해 환자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고 있다. 또 의사도 부족해 외국에서 입국을 추진 중이다.
헝가리는 코로나19로 2만1천명 넘게 사망했고, 3차 유행이 덮치자 매일 수백 명씩 사망하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헝가리는 5명 중 1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쳐 접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지만 바이러스 확산에는 속수무책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하루에 400명씩 숨지는 등 1차보다 치명적인 양상을 보이며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백신 확보가 더딘 상태이며, 각 지역 배분은 더욱 정체됐다는 점이다.
또 백신이 보급된다 해도 백신을 불신한다고 답한 비율이 50%에 달한다는 점도 백신 보급의 걸림돌이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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