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나…뭄바이서만 하루 1만1천명
축제·선거에 인파 '방역 무관심'…통금·백신 접종 대응 한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5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천258만9천67명으로 전날보다 10만3천558명 증가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 1월 3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처음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프랑스(6만922명, 인도 외 수치는 월드오미터 기준), 터키(4만1천998명) 등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미국은 지난 1월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명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3만∼7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작년 9월 17일 9만7천894명으로 10만명에 육박한 후 줄기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8천∼9천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다시 2만명대로 올라서더니 이후 무서울 정도로 폭증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5만3천480명에서 2배 가까이 불어나는 데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현재 미국(3천142만331명), 브라질(1천298만4천956명)에 이어 세계 3위다. 하지만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인도는 조만간 브라질을 제치고 세계 2위로 다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100명 아래로 떨어졌던 신규 사망자 수도 최근 500∼700명으로 증가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16만5천101명이다.
하루 100만∼300만명 가량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지만, 확산세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군다나 인도인 상당수는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는 8월까지 3억명에 대한 접종을 마무리 지으려는 인도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지역별 확산세를 살펴보면 신규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경제 수도' 뭄바이 등이 속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쏟아져나온다.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전날도 역대 최다인 5만7천74명의 신규 확진자 수가 집계됐다. 뭄바이에서만 1만1천206명이 새롭게 감염됐고 인근 산업도시 푸네에서도 1만2천472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마하라슈트라만큼 최악은 아니지만 다른 지역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전날 수도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4천33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뉴델리에서는 하루 200∼300명의 감염자만 보고될 정도 상황이 안정되고 있었다.
이에 여러 지방 정부는 영화관·실내 체육관·식당 운영 제한 등 여러 방역 조치를 도입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특히 마하라슈트라는 5일부터 야간 통행금지와 함께 주말에는 완전 봉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쉽사리 잡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방역태세가 크게 해이해진 점이 방역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된다.
실제로 최근 '색의 축제' 홀리,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등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마스크 없이 밀집한 상태로 축제를 즐겼고 웨스트벵골 주 등에서 진행 중인 지방 선거 유세장에도 연일 대규모 인파가 몰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상생활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가 크게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무시되기 일쑤인 상황이다.
와중에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최근 인도 확산세의 한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도 보건부는 지난달 24일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변이 바이러스 E484Q와 L452R가 함께 나타나는 '이중 변이'가 발견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은 최근 확산세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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