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 1라운드가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사실상 2라운드가 될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 회장의 성년 후견 심문이 오는 21일 이뤄진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오는 21일로 심문 기일을 정하고 조 회장 등에게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법원 판단의 근거가 될 가사 조사는 지난달 10일 이뤄졌다. 당시 조 회장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조사관이 조 회장을 방문하는 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이번 심문 기일에는 본인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다만 강제 사항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출석을 안 하면 (건강 상태에 대한) 자기방어가 되지 않는 만큼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성년 후견 심판을 청구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 신청서를 낸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 조희원씨, 성년 후견 심판에 반대하는 입장인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등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 이어 사실상 이날 한국타이어 집안 분쟁의 2라운드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참가인들은 변호사 대리 출석이 가능한 만큼 이들 형제가 직접 법정에서 맞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문이 끝나면 조 회장에 대한 신체 감정도 이뤄진다.
현재 성년 후견 개시와 관련, 서울가정법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곳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3곳으로, 이중 서울대병원은 조 회장의 진료 병원으로 기존 진료 기록을 이미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검사를 위해 나머지 2곳 중 한 곳에서 감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신체 감정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 회장 측이 이를 회피할 가능성도 있다.이후 추가 소명자료 등을 거쳐 법원이 후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되기까지 통상 짧게는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으나 늦어도 올해 안에는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작년 7월30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조 이사장은 "그동안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며 "이러한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청구 사유를 밝혔다.
두 달 뒤인 작년 10월5일에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 신청서를 내며 성년 후견 심판 청구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 차녀 조희원씨도 최근 참가인으로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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