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변이 바이러스로 전염 양상 달라져…학교서도 대규모 발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유행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최근 확진자 증가를 30∼40대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해 "변이 바이러스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교범을 바꾸고 있으며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젊은 층에 문제를 안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염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의 전염·확산 양상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리애나 웬 조지워싱턴대학 방문교수는 4일 CNN에 나와 과거의 유행과 잠재적인 4차 확산의 차이점에 대해 "지금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사람은 젊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웬 교수는 "미시간 같은 곳에서는 입원하는 많은 사람이 30∼40대다"라며 "심지어 많은 어린이가 감염되는 것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65세 이상 고령층이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사망의 주요 희생자가 됐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백신 접종의 최우선순위를 뒀고 그 결과 4일까지 이 연령대 인구의 54.8%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집계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자 최근에는 젊은 층이 코로나19 확산의 새 동인(動因)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4일 CBS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나라 곳곳에서 나타나는 감염 지역"이라며 "특히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젊은 층, 그리고 학령기 어린이들에게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미시간·미네소타·매사추세츠주를 예로 들며 이들 지역에서는 학교에서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고, 이전에는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던 사회집단에서 감염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누가 타격을 입느냐의 측면에서 전염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플로리다주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지난달 말 18∼25세 연령층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 이 카운티의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3분의 1은 45세 이하의 젊은 층이다.
뉴저지주에서도 젊은 층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늘고 있다. 3월 첫째 주와 마지막 주 사이에 20∼29세 연령대의 입원 환자는 31%, 40∼49세의 입원 환자는 48% 증가했다. 이보다 더 고령인 연령대에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의 피터 호테즈 원장은 "우리는 B.1.1.7(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을 거의 새로운 바이러스로 생각해야 한다"며 "그것은 전파력이나 젊은이에게 끼치는 영향 측면에서 우리가 본 어떤 것과도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들은 꾸준하다. 미 교통안전청(TSA) 집계에 따르면 일요일인 4일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은 154만3천여명이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하루 여행객으로 최대치였던 지난 2일의 158만여명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이다.
미국의 항공 여행객은 또 25일 연속으로 하루 100만명을 넘겼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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