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라매병원 방지환 교수팀, 국내 첫 교정시설 연구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교도소 등 교정시설 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유병률이 일반 인구집단 유병률의 5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HIV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레트로바이러스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킬 수 있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방지환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6일 기준 국내 교정시설 52곳의 수감자 5만5천명의 입소 당시 HIV 및 매독 의무 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83명(0.15%)이 HIV 보균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국내 HIV 보균자 비율이 0.027%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교정시설 내 HIV 유병률이 일반 인구 집단의 5배를 넘는 것이다.
보균자 83명의 평균 연령은 41.6세였으며, 이 중 81명(97.6%)이 남성이었다. HIV 감염 진단 시점의 평균 연령은 31.7세였고, 이 중 10명(12%)은 입소 당시에 진단됐다.
연구팀은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38명(45.8%)이 약물 사용자라는 점에 집중했다. 통상적으로 주사 투여 마약 사용자들은 HIV 감염 고위험 집단에서 주류를 이룬다. 마약 투여에 사용되는 주삿바늘을 공유하는 행위는 HIV 전염의 주요 경로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약물 사용자 중 경구제(먹는 약) 투약자와 주사제 투약자의 비율은 알 수 없지만, 국내 HIV 예방과 통제 전략을 세울 때 마약 사용자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수감자들이 교정시설에 있는 동안은 검사와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지만, 출소하고 나면 관리가 힘들다는 점을 우려했다.
연구를 주도한 방지환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교정시설 수감자들이 일반 인구보다 유병률이 높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의 질병 관리가 전체 인구의 HIV 감염 위험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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