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넷 박 인터뷰…램지어 사태 후 아시아계 로스쿨 학생 대처 주도
"미국 미래·한미일 협력 위해서도 위안부문제는 매듭지어져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15개 미국 로스쿨의 아시아계 학생들이 백악관에 위안부 문제 관여를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생 자넷 박(27)은 논의 과정에서 인권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고 소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교정책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20세기 최악의 전쟁범죄 중 하나로 꼽히는 위안부 문제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관여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박씨는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미얀마 인권을 거론하는 등 인권문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에도 나설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위안부 문제는 반드시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미국 입장에서 일본은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또 다른 동맹국인 한국이 포함된 한미일 협력이 원활해져야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한미일이 협력하려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한일의 관계 복원이 시급하고, 이를 위한 출발점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학생들 요구대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할 경우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박씨는 또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국의 도덕적인 책임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왜곡 논문 논란을 거론한 뒤 "미국의 명문대 교수가 역사 왜곡에 나섰다는 점에서 미국도 책임을 느끼고 관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2월 램지어 교수의 논문 사태가 불거진 이후 하버드대 학생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2월 초 하버드대 한인 학생회 서명운동과 하버드 아시아 태평양 법대 학생회(APALSA)의 이용수 할머니 초청 온라인 토론회를 주도했다.
백악관에 보낸 편지도 램지어 교수 논문 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 운동의 연장선에 있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램지어 교수 논문 사태 이후 뜻을 함께한 15개 로스쿨의 아시아 태평양 법대 학생회(APALSA)가 지속적으로 연락해 후속 대책을 논의했고, 스가 총리의 방미에 맞춰 편지를 쓰자고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까진 편지에 대한 백악관의 반응이 없지만, 더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면 바이든 행정부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씨는 "국무부도 인권 문제에 집중하는 상황이니 희망은 있다"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학생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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