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극복 상징…내년 대선서 룰라 지원 가능성도 있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흑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 합류했다.
바르보자 변호사는 대법관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지내고 2014년 퇴임했다. 이후 정계에 뛰어들었으며 2018년 대선에서 중도좌파 정당 후보로 출마를 고려하다 포기했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바르보자 변호사는 내년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것을 명분으로 야권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바르보자 변호사가 인종차별을 극복한 상징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내년 대선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그가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직접 출마보다는 야권 후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치권은 바르보자 변호사가 좌파 노동자당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지원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바르보자 변호사는 연방대법원장 재임 시절이던 2012년 정치권의 외압을 무시하며 부패 수사를 밀어붙였고, 당시 좌파 정권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부패 혐의로 처벌받았다. 이 때문에 룰라 전 대통령과 바르보자 변호사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적은 없다.
그러나 빈곤층 출신의 노동운동가와 흑인이라는 사회적 차별 조건을 극복하고 대통령과 대법원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이 '반 보우소나루' 대열을 형성하면 대선 판도를 충분히 흔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바르보자 변호사는 2018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줄곧 8∼10%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여론조사업체 XP/이페스피(Ipespe)가 지난달 29∼31일 1천 명을 대상으로 벌인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29%를 기록해 28%에 그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기록해 내년 대선이 사실상 룰라와 보우소나루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졌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 진출하는 경우 예상 득표율은 룰라 42%·보우소나루 38%로 나왔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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