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분쟁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정이 나도록 매일같이 미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캐럴 브라우너 전 환경보호청(EPA) 청장,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부장관 등 관련 인맥이 넓은 인사들을 동원해 바이든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에 대항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어니스트 모니즈로부터 조언을 받고 다른 내부 인사들을 통해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
브라우너 전 청장은 노동, 교통, 에너지부 등을 비롯한 10여개 이상 기관에서 기후변화, 전기차, 일자리 등을 주제로 회의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신청한 이래 양사가 돈을 아끼지 않고 로비전을 벌여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립적인 비영리 연구기관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로비에 65만달러를, LG 측은 53만여달러를 각각 썼다.
ITC는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관련 배터리와 부품에 대해 10년간 미국 내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ITC 결정에 대해 오는 11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ITC의 수입금지 결정을 대통령이 거부하는 것은 드문 일로,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구형 아이폰과 아이패드 수입을 금지한 명령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그동안 없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단, 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상황이 복잡한 형국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전기차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2조2천500억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의 중심축인 데다가 SK·LG 측이 미국에서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의 고용 창출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오랫동안 중국과 지식재산권 문제로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지재권 보호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일 수도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의 마크 로이스 사장은 7일(현지시간) 투자자들과 콘퍼런스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합작법인 공장에서 내년부터 얼티엄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또 GM과 LG가 조만간 테네시주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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