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 전직 관리 2명에 사형집행유예…"폭력 선동"

입력 2021-04-08 16:53  

중국, 신장 전직 관리 2명에 사형집행유예…"폭력 선동"
13년간 채택한 위구르어 교과서 내용 문제 삼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전직 관리 2명에 대해 사형집행유예가 선고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사타르 사우트 전 신장 교육국장이 분리주의와 뇌물 수수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2년간 집행이 유예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신장 지역법원 최고 판사가 지난 6일 이런 내용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고가 내려진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며, 사우트가 2017년부터 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인 사형집행유예는 2년간 태도변화 등을 관찰한 뒤 무기징역 등으로 감형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사우트는 신장 초중고에서 13년간 채택됐던 위구르어 교과서의 기술과 출판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장 당국은 해당 교과서에 대해 2016년 소수민족의 증오와 분리주의 사고를 선동한다고 지적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법원은 교과서가 2009년에서 2014년 사이 신장에서 벌어진 일련의 폭력 사건과 치명적인 공격을 선동했다고 판결했다.
신장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는 2009년 폭동으로 약 200명이 사망했다.
사우트와 함께 일한 다른 교육부 관리 1명과 출판업자 2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출판사의 편집자 2명도 유죄를 선고받으나 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 5명의 이름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또한 시르자트 바우둔 전 신장 법무국장도 분리주의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2년간 집행이 유예됐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바우둔이 2003년 유엔 테러조직 명단에 오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과 공모하고 뇌물을 수수했다고 판결했다.
SCMP는 중국이 신장 인권탄압에 대한 서방의 비판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선고가 공개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신장 면화를 둘러싼 서방 기업들의 시각을 비판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신장 당국이 지적한 교과서의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유일한 증거는 지난 2일 중국 관영방송 CGTN가 방송한 다큐멘터리에서 언급됐다고 밝혔다.
1940년대 신장에서 단명한 동투르키스탄공화국(ETR)의 창립 멤버 아흐멧잔 카심의 사진과, 당시 위구르 전사들과 한족으로 보이는 병사들 간 충돌을 보여주는 사진이 해당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이다.
위구르 분리독립주의자들은 근본적으로 이슬람교를 바탕으로 주변의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과 연대해 '투르크인의 땅'인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설립하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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