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게 회복하면 두달 후 퇴원…"새로운 치료법·대상자 제한적"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으로 중태에 빠진 여성이 남편과 아들로부터 폐 일부를 이식받았다.
이 여성은 순조롭게 회복하면 2개월 후에는 퇴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앓는 환자에게 생체 폐를 이식한 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일본 교토(京都)대 병원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양쪽 폐 기능을 거의 상실한 여성에게 남편과 아들이 기증한 폐의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수술을 전날 실시했다고 8일 발표했다.
아들이 제공한 오른쪽 폐 일부와 남편이 제공한 왼쪽 폐의 일부가 여성의 오른쪽 폐와 왼쪽 폐로서 각각 이식됐다.
이 여성은 작년 말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호흡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해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를 이용한 관리를 받았다.
중간에 에크모를 제거할 정도로 호전하기도 했으나 다시 악화해 에크모가 필요해졌다.
여성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후유증으로 양쪽 폐가 딱딱해지고 작아져 거의 기능하지 못하게 됐고 3개월 이상 에크모에 의존해 목숨을 부지했다.
코로나19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판정됐으나 폐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 폐 이식이 없으면 목숨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뇌사자 폐 이식은 800일 넘게 기다려야 해서 실현이 불가능했는데 남편과 아들이 자신의 폐 일부를 기증하겠다고 밝히면서 초유의 수술이 실시됐다.
수술은 호흡기 외과, 심혈관 외과, 마취과 등의 전문 의료진 약 30명이 협력한 가운데 10시간 57분에 걸쳐 실시됐다.
이 여성은 8일 현재 집중치료실에서 신중하게 관리를 받고 있다.
순조롭게 회복하면 2개월이 지나서 퇴원하고, 3개월 후에는 사회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병원 측은 전망했다.
폐를 기증한 남편과 아들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술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폐 기능에 문제가 생긴 환자에 대한 세계 최초의 생체 폐 이식 수술이다.
중국이나 서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후유증을 앓는 환자에 대해 폐 이식이 시행된 사례가 20∼40건에 달하지만 모두 뇌사자의 폐를 이식한 것이었다.
교토대병원은 생체 폐 이식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중태에 빠진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폐 이외의 장기 기능에 문제가 없는 65세 미만 환자가 생체 폐 이식 대상이라고 병원은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에크모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 다수가 기초 질환이 있거나 폐 이외의 장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대상자 수는 제한된다는 것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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