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는 현역 시의원, 친모는 교사…증인 협박 등 수사방해 혐의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과 비슷한 일이 브라질에서 일어났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은 이날 현역 시의원인 도우토르 자이리뉴와 교사인 모니키 메데이루스를 아동 학대와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자이리뉴가 그동안 양아들인 헨리 보레우(4)를 방에 가둔 채 발로 걷어차고 머리를 때리는 등 지속해서 폭력을 행사했으며, 친모는 이 사실을 알고도 방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보레우는 지난 주말 친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으며, CCTV 확인 결과 이때까지만 해도 건강에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보레우는 집에 돌아오고 나서 양부에게 또다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며, 이날 새벽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부부에 의해 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경찰은 헨리에 대한 부검 보고서를 보면 여러 곳에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으며 강한 외부 충격에 의한 출혈과 장기 손상 등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뒤 법의학연구소에서 보레우 사망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이들을 교도소에 수감했다.
부부에게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려는 증인들을 협박하는 등 경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부부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폭행 사실을 감추기 위해 서로 말을 맞추는가 하면 자신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려는 주민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18명으로부터 이들의 범행 사실을 입증할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이 부부를 체포하는 현장은 언론에 공개됐으며, 연행 장면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살인자들'이라고 외치는 등 분노를 표시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시의회는 자이리뉴 체포 소식이 알려진 뒤 곧바로 윤리위원회를 열어 시의원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리위 소속의 한 시의원은 "자이리뉴는 어린이를 상대로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으며 모든 시의원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즉각 제명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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