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렌트롭 의원, 체포된 뒤 경찰관 향해 "도넛 보이" 조롱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중부 캔자스주 상원의 공화당 원내대표인 진 술렌트롭(69) 의원이 음주운전 후 단속 경찰관을 조롱까지 해 중징계를 받았다.
술렌트롭 의원은 지난달 16일 캔자스주 주도인 토피카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캔자스주 사법당국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하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도로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는 전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이 SUV를 추적한 뒤 차가 멈췄을 때 운전자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운전자는 이 지시를 수차례 응하지 않다가 경찰관 여러 명이 합세한 뒤에야 차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SUV의 운전자였던 술렌트롭 의원은 술에 취한 탓에 경찰 앞에서 균형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경찰은 SUV 내부에서 알코올 냄새를 확인한 뒤 술렌트롭 의원의 알코올 농도 수치를 측정하려고 했지만, 그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경찰은 영장을 발부받은 후 어렵게 술렌트롭 의원의 혈액을 채취할 수 있었다.
이때 술렌트롭 의원은 공격적 태도로 "모든 게 잘못되고 있다"고 말했고, 심지어 한 경찰관을 향해 "도넛보이(Donut boy)"라고 불렀다.
도넛보이는 '멍청한 사람' 등을 뜻하는 비속어로 쓰이기도 한다.
당시 술렌트롭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100㎖당 0.17g으로 법적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캔자스주 검찰은 술렌트롭 의원을 난폭운전, 과속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술렌트롭 의원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화당이 9일(현지시간)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술렌트롭 의원의 캔자스주 원내대표 직책을 박탈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 캔자스주 상원 의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술렌트롭 원내대표를 해임하고, 5월 말까지 원내대표 대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술렌트롭 원내대표의 원래 임기는 2024년까지다.
캔자스주 상원의 원내대표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물러나기는 수십년 만에 처음이라고 AP가 전했다.
이로써 술렌트롭 의원은 정치 행보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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