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류·생필품 제외한 상점 '영업 금지'…전통시장 문 닫아
하루 신규 확진 2만명 수준…식자재·생필품 사려는 발길 이어져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오전 11시께 이란 테헤란 북부 최대 번화가인 타즈리시 지역 거리 상점은 모두 문을 굳게 닫은 상태였다.
인파로 북적이던 도심 거리는 마스크를 착용한 몇몇 사람만이 빠른 걸음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란에서는 이날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서점 ,전자제품·수공예품 판매점, 미장원, 헬스장, 식당, 카페 구분 없이 대부분 상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한 은행 출입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최소 직원만 근무하고 대면 고객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쓰여있었다.
물건을 구매하려고 상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옷을 사기 위해 타즈리시를 찾은 시아막 아그헤바티(45)는 "그랜드 바자르(대형 전통시장) 영업을 중단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모든 가게가 문들 닫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
테헤란 북부 최대 전통 시장인 '타즈리시 바자르' 내 상점들도 영업을 중단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노데흐 파르하니 테헤란 상인회 조합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근 코로나19가 급증해 정부로부터 향후 2주간 모든 영업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2주 영업 중지는 상점 규모와 상관없이 테헤란의 영업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최근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자 생필품과 식료품 가게를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을 10일간 중단시켰다.
이는 올해 처음으로 내려진 봉쇄 조치이며 이란 전체 31개 주 중 23개 주에 적용된다.
방역 당국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257개 도시를 코로나19 최고 심각 단계인 '적색경보' 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이란 전역의 90% 이상이 '적색경보' 혹은 '황색 주의보' 지역이다.
이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말 '노루즈'(새해 연휴)를 지나며 폭증하고 있다.
연휴 시작일이었던 지난달 21일 신규 확진자는 7천260명 수준이었다.
이후 점차 확진자가 늘더니 이달 들어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만명 수준이다.
전날까지 이란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04만9천78명(세계 15번째)이다.
이란 교통부는 이날 터키를 비롯한 39개 국가에 대한 해외여행을 전면 금지했다.
봉쇄 조치 속에 유일하게 인파가 몰렸던 곳은 식료품을 파는 시장과 슈퍼였다.
타즈리시 바자르 내에서도 채소와 야채를 파는 상점에는 인파가 몰렸다.
오는 14일부터 시작하는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앞두고 식료품을 구입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날 식자재를 사려고 시장을 찾은 미사그 그아세자데(30)는 "봉쇄 조치가 길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물과 야채를 충분히 샀다"며 "라마단 기간에도 되도록 외출하지 않고 집에 머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무슬림의 5대 종교적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엔 앞으로 30일간 일출부터 일몰 시까지 식사는 물론 물이나 음료수를 마셔서는 안 된다.
이 기간 대부분 식당도 영업하지 않지만, 일몰 후 각자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이란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라마단 기간 모든 종교 행사도 열지 못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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