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까지 지낸 금융인 출신…'코레아주의'에 세번 만에 승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남미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기예르모 라소(65)의 첫 대권 도전은 2013년이었다.
당시 좌파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의 3선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야당 후보로 나섰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코레아 전 대통령에 밀려 22.7%로 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4년 후 2017년 대선에선 코레아 전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낸 레닌 모레노 현 대통령과 맞붙었다. 2위로 결선에 진출한 뒤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나 2.3%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의 상대는 36세 사회주의 경제학자 안드레스 아라우스였다. 코레아 전 대통령이 직접 낙점한 후보다.
결과적으로 라소는 세 번 모두 코레아 또는 코레아의 후계자와 붙은 셈이었는데, 세 번 만에 에콰도르 국민은 '코레아주의'(코레아 전 대통령의 사회주의 정치 이념)를 버리고 우파 후보 라소의 손을 들어줬다.
두 달 전 1차 투표의 13%포인트 열세를 막판 스퍼트로 뒤집은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1955년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태어난 라소는 금융계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에콰도르 주요 시중은행인 과야킬은행의 은행장도 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가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라고 설명했다.
1998년 과야스 주지사로 임명되며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1999년 에콰도르 경제 위기 당시 신설된 경제 분야 각료직을 잠시 맡기도 했다.
2012년 기회창출당(CREO)을 창당해 이듬해 대선에 출마한 라소는 이후 유력 야당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코레아 전 정권의 사회주의 경제 정책과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친시장주의자다.
대선 기간 그는 해외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살리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과 농업 분야 지원 등도 약속하며 지지층을 넓혔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65억달러(7조3천억원) 금융지원 합의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톨릭 신자인 라소는 사회적 이슈에서도 보수 성향에 가깝지만 당선되면 낙태와 동성커플 입양 등에서도 반대 입장을 들어볼 준비가 돼 있다며 "통합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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