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국경 분쟁 긴장감 여전…협상은 교착상태"

입력 2021-04-13 11:30  

"중국·인도 국경 분쟁 긴장감 여전…협상은 교착상태"
홍콩 매체 "쿼드 회담 이후 인도 측 태도 바뀌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인도가 지난 2월 판공호 인근에서 철군했지만 다른 국경 분쟁지에서는 여전히 긴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과 인도가 지난 10일 협상을 진행했지만 철군과 관련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아 양측이 타협할 뜻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양국은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진 지난해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이후 이번까지 총 11회 협상을 진행했고, 지난해 9월 6번째 협상 이후 매번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판공호 인근에서는 철군했지만 여전히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동쪽의 핫스프링스, 고그라 계곡, 뎁상 평원 등에서 대치하고 있다.
주융뱌오(朱永彪) 란저우대 정치·국제관계학원 중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이전까지의 협상은 주로 형식적인 것에 관한 것이라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세부사항에 관한 논의에 들어가면서 협상은 험악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군사협상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국 지도자 간의 만남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중국·남아시아 협력연구센터 류쭝이(劉宗義) 비서장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고원지대인 분쟁지에 물자 보급이 용이해졌고, 미국이 중국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선 국제환경 변화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0일 협상 이후 중국군 서부 전구(戰區)는 성명을 통해 인도와 계속 군사·외교적 접촉을 이어가겠다면 인도 측에 "중국-인도 국경지역에서 긴장이 완화하는 현재의 긍정적인 상황을 귀하게 여길 것"을 촉구했다.
인도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분쟁지역에서의 완전한 철군은 평화를 복원하는 길이라며 양측이 기존 협정과 규약에 의거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류쭝이 비서장은 "앞서와 달리 이번에는 양국이 별도의 성명을 냈고 중국은 인도를 향해 '중국과 같은 방향을 향해 움직이길 바란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중국의 관점에서 인도가 현재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의 태도 변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비교적 분명해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회담 이후 인도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린민왕(林民旺)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중국 측 성명에 중국의 실망감이 담겼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인도가 다른 분쟁지에서 타협할 수 있다는 희망 아래 자신들이 판공호 철군에 합의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인도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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