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주변에 뿌리는 '소금'이 비수돼 식수·생태계 위협

입력 2021-04-13 15:52  

인간이 주변에 뿌리는 '소금'이 비수돼 식수·생태계 위협
제설제·비료 등 씻겨나가지 않고 축적…"산성비 수준 환경 문제로 대처해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제설제에서 암모늄 비료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주변에 뿌리는 '소금'이 식수는 물론 전반적인 생태계를 위협하는 비수가 돼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큰 문제의식 없이 사용한 염화물이 토양 및 인공시설물과 상호작용해 담수를 오염시키는 중금속이나 용존 고형물 등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메릴랜드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질학 부교수 수제이 카우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간이 다양한 용도로 뿌리는 염화물이 담수 공급과 인간 건강에 심각하고 점증하는 위협을 제기하는 유독성 화학물질을 방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생물지구화학'(Biogeochemistry)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계 곳곳의 담수 관련 자료와 연구 결과를 비교하고 검토해 염화물 농도가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염화물 사용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을 '담수 염류화 신드롬'(Freshwater Salinazation Syndrome)으로 지칭하면서, 이를 억제하기 위한 협력적 관리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담수 공급이 국지적 현상을 넘어 물론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위협에 당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담수 염류화 신드롬을 산성비나 생물다양성 파괴 등과 같은 심각한 환경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우샬 부교수는 "겨울에 길에 제설제를 뿌리면 씻겨 나가는 것으로 여겨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주변에 계속 남아 축적된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담수 염류화는 담수 공급의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이며, 미국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염화물은 식탁에서 이용하는 식염인 염화나트륨(NaCl)에서 제설제로 쓰는 염화칼슘(CaCl₂), 암모늄 비료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제설제와 비료지만 석회석이나 콘크리트, 석고 등을 함유한 도로나 교량, 건물 등이 마모될 때나 하수 방류, 해안가의 바닷물 침수 때도 '소금'은 나온다.
연구팀은 복잡하고, 상호 연관된 담수 염류화 신드롬의 결과를 처음으로 광범위하게 분석하면서 자연과 인공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자연 상태에서는 염류에 강한 외래종이 하천을 장악하게 하거나 토양과 물속의 미생물을 바꿔 더 많은 염류와 중금속, 부영양화 물질을 방출하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인공 환경에서는 도로나 시설물 등을 부식하고, 상수도관에서 중금속이 배출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공동저자인 코네티컷대학 연구교수 진 리켄스는 "우리 연구를 통해 밝혀낸 광범위한 문제와 심각성에 매우 놀랐다"면서 "지표수의 염류화 증가는 세계 많은 지역에서 심각한 환경 문제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
카우샬 부교수는 "산성비와 대기질 등을 극적으로 개선하고 기후변화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중"이라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주변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초래하는 복잡한 결과를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규제를 하는 것이며, 이는 담수 공급과 관련된 힘든 미래를 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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