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내 헬스장서 운동하다 괴한 총격 받아"…교민 피해는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한국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고급 아파트 단지 내 헬스클럽에서 12일(현지시간) 범죄 조직 간 갈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해 운동 중이던 거물급 범죄 조직원이 살해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모스크바 북서쪽 아비아치온나야 거리의 고급 아파트 단지 내 헬스클럽에서 운동 중이던 한 남성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국내 대기업 주재원 등 한국 교민들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으나 이날 총격 사건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모스크바 아비아치온나야 거리의 헬스장에서 괴한이 운동 중이던 남성에게 여러 차례 총을 쏴 피해자가 현장에서 숨졌다"면서 "총격범은 도주했으며 당국이 범인 추적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터넷에 확산한 동영상을 보면 스포츠 머리를 한 건장한 체격의 젊은 총격범은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타고 있던 남성의 뒤로 접근해 등을 향해 두세 차례 총을 쏜 뒤 남성이 주저앉자 다시 머리 쪽으로 한 번 더 총을 쐈다.
옆에서 운동 중이던 여성 주민 등이 혼비백산해 헬스장을 빠져나가는 와중에 총격범은 크게 서두르지도 않고 천천히 총을 붉은색 배낭에 챙겨 넣은 뒤 밖으로 빠져나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수사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총격으로 숨진 남성이 범죄 조직 거물 알리 게이다로프(별명 알베르트 리쥐ㆍ40세)라고 전했다.
알베르트는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북부 도시 아르한겔스크 등을 무대로 범죄 활동을 해왔으며, 한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해 6월 모범수로 조기 출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그가 그동안 세 차례의 피살 위험을 모면한 '운 좋은' 조직범죄계 거물이라고 소개했다.
사고 아파트에 거주해 온 게이다로프는 이날 경호원들을 데리고 운동하던 중 결국 피살되고 말았다.
수사당국은 그가 다른 범죄 조직과의 갈등으로 살해 표적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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