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 "나토, 4만명 병력, 1만5천종 군사장비 러 국경 인근 배치 추진"
우크라 "러, 5만명 병력 접경지대 집결"…"美, 행동으로 우크라 지원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분쟁과 관련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대립이 러시아-서방 간 군사력 대치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원 차원에서 우크라 접경 지역으로 대규모 군대를 이동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도 폴란드와 발트 3국 등으로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서방의 무력 대치 수준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이 현재 북미 대륙에서 대서양을 거쳐 유럽으로 군대를 이동시키고 있다"면서 "주요 전력이 흑해 인근과 발트해 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쇼이구 장관은 자체 정보를 인용해 "나토가 4만 명의 병력과 전략공군기를 포함한 1만5천 종의 각종 무기 및 군사 장비를 러시아 접경 지역으로 집중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나토가 매년 유럽에서 명백히 러시아를 겨냥한 40건에 가까운 훈련들을 진행한다"면서 "올해 봄에도 나토 연합군이 최근 30년 새 가장 큰 규모의 훈련 '디펜더 유럽-2021'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쇼이구는 그러면서 나토의 위협에 대응해 러시아도 점검 훈련 차원에서 군부대들을 서부 국경 지역으로 이동 배치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루슬란 홈착은 전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로 약 5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반군 3만5천 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사이에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국경지대로 군대를 증강 배치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경고했으나, 러시아는 자국 내 군대 이동은 안보 확보를 위한 주권국가의 결정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방영된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말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대치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전선을 방문해 동행 취재한 CNN 방송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젤렌스키는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는가'라는 CNN 특파원의 질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좋은 친구지만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를 억제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쟁을 종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무기와 돈이 필요하고 특히 나토 가입을 위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만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원하면 이에 대해 분명히 얘기하고 그것을 실행해야 한다.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의 반발로 인한 분쟁 확대 가능성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CNN 방송의 지적에 젤렌스키는 그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공격적 정책은 선택의 여지를 남겨 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실제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는 2014년부터 이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한편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장(비서실장) 안드레이 예르막은 이날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대공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만을 위해서뿐 아니라 서방을 위해서도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가장 가까운 폴란드에 미사일이 배치돼 있지만 이곳(우크라이나)에도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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