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군사력 증강 우려하며 제3국서 정상회담 제안…국무장관도 가세
푸틴, 정치적 사태해결 입장 밝혀…"기후변화 정상회의 참석 요청받아"
(모스크바·워싱턴=연합뉴스) 유철종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통화하고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의 대규모 병력 집결에 따른 군사적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시하며 당면 이슈 논의를 위한 제3국에서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사이버 침입과 선거 개입 같은 러시아의 행위에 대응해 국익 수호를 위해 단호히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약속을 강조하면서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군사력 증강에 우려를 표하고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직면한 다양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수개월 내에 제3국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최근 러시아가 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한 경고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담 후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을 위한 흔들림 없는 지원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국무부 성명을 통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공격적 언사와 허위정보, 정전 위반 증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의 군사 움직임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와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러시아의 의도적 행동에 우려를 표했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앞서 주요7개국(G7) 외교장관 역시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국경 지역에서 즉시 긴장 완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러시아가 군사적 투명성에 대한 국제 조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보도문을 통해 "미국 측의 요청으로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가 이뤄졌다"면서 "러미 관계 현 상황과 일부 국제 현안이 깊이 있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2∼23일 화상으로 진행될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의 참석을 거듭 요청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자 관계 정상화와 전략적 안정성 및 군비 통제, 이란 핵문제, 아프가니스탄 정세, 글로벌 기후변화 등과 같은 중요한 문제와 관련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협력 구축에 관심을 표시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정상급 대면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 푸틴 대통령은 2015년 '민스크 평화협정'에 근거한 정치적 해결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러시아의 야당 지도자 탄압, 해킹 의혹 등을 놓고 기 싸움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미 방송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고, 이후 푸틴 대통령이 온라인 생방송으로 맞장토론을 하자고 응수하는 등 신경전을 펼치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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