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 내주 회의 앞 메시지…통상협상·OECD 가입 문제와 연계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정부는 다음 주에 열리는 기후정상회의를 브라질 정부와의 신뢰 회복과 관계 강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재 토드 채프먼 미국 대사가 지난 11일 브라질의 정치인과 경제 전문가, 외교관, 기업인 등과 화상대화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채프먼 대사는 이 자리에서 환경문제가 두 나라 관계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양국 통상협상과 브라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문제 역시 기후정상회의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가 발표할 환경보호 계획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기후정상회의는 오는 22∼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화상으로 열린다.
채프먼 대사는 "양국 관계는 브라질 정부의 환경문제에 대한 입장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근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무단 벌채가 많이 늘어나는 사실을 정당화하고 있으나 이는 민간부문까지 참여시켜서라도 반전시켜야 하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후정상회의가 브라질에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브라질이 전 세계 앞에서 환경문제에 관해 강력한 선언을 하고 논의를 이끄는 주인공 역할을 하면 '영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브라질이 기후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의 무단 벌채를 줄이고 2030년까지 무단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올해 안에 결과를 내놓겠다고 약속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파리기후변화 협약의 내용이기도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경제적 이익을 앞세워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협약 탈퇴를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히카르두 살리스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1년 안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을 40% 정도 줄이려면 10억 달러의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미국 정부는 '선 행동, 후 지원'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보우소나루 정부에 구체적인 환경보호 목표를 제시하라는 압력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달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367㎢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18년 3월의 356㎢였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2008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 대해 보우소나루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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