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대통령 각료회의서 밝혀…"손상 원심분리기 신형으로 교체"
영·프·독 공동 성명 "심각한 우려…외교적 해결책 찾는 논의 중에 유감"
(테헤란·파리=연합뉴스) 이승민 현혜란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농도 60% 우라늄 농축은 '악에 맞선 대응'이라고 밝혔다고 국영 IRNA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 참석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은 나탄즈 핵시설을 공격한 악에 맞선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이스라엘)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있어서 이란이 빈손이기를 바랬지만, 우리의 입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11일 공격으로 손상된 나탄즈 핵시설의 IR-1 원심분리기를 개량형인 IR-6로 교체하고 60% 농도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커젬 가리브아바디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트위터에 "나탄즈 핵시설에 IR-4·IR-6 원심분리기로 구성한 캐스케이드(다단계로 연결한 형태) 2개를 추가 설치하고 60% 농도 우라늄 농축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절차는 이미 시작했으며 다음 주부터 농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우라늄 농축 성능이 뛰어난 IR-4·IR-6형 원심분리기는 이란 핵합의에 따라 시험용으로만 가동할 수 있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사용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는 IR-1형 6천104기다.
핵합의에 서명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E3)은 이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 국가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은 핵무기 생산의 중요한 단계"라며 이란이 민간 용도로 이러한 수준의 우라늄 농축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발표가 모든 서명국과 미국이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해 신속한 외교적 해결책을 찾겠다는 취지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 특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란에서는 지난 11일 핵합의가 사용을 금지한 개량형 원심분리기로 농도 20% 우라늄을 농축하던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을 받아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가 핵 합의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고 비난했다.
나탄즈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었다.
2010년에는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의 공격을 받아 원심분리기 일부가 몇 달간 멈추는 피해를 봤다. 당시 이 공격의 배후로 미국,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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