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낙선 공작·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대응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미국 정부가 대선에 개입하고 공공기관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대(對)러시아 제재를 이르면 15일(현지시간) 부과한다고 로이터통신이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기관 30곳이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에 파견된 러시아 관리 10명 정도를 추방하는 명령도 포함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중앙은행, 재무부, 국부펀드가 발행하는 채권을 미국 금융기관이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도 가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제재를 '공격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압박으로 그렇지 않아도 껄끄러운 양국 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악관과 제재 주무 부서인 미 국무부, 재무부는 이 보도를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국립보건원 등 9개 미국 공공기관과 MS, 인텔 등 기업 100여곳이 해킹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커 집단은 미국 네트워크 안보 회사 솔라윈즈를 해킹한 뒤 이 회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패치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이를 이용하는 기관이나 회사의 전산망에 침투했다.
미 당국은 이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또 미 정보 당국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상대 후보인 조 바이든에 대한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대규모로 유포했다고 파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런 공작을 인지했고 2016년 미 대선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하는 정보 작전을 직접 지시했을 수도 있다고 미 정보 당국은 의심했다.
미국 정부는 또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미군을 죽이면 '포상금'을 준다고 제안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부르면서 미국의 국익을 해하는 러시아의 행위에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3일 이뤄진 두 정상의 통화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사이버 침입과 선거 개입 같은 러시아의 행위에 대응해 국익 수호를 위해 단호히 행동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미국 측이 제기한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
미국의 '강공'에 러시아 대통령실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주 "미국의 적대적이고 예측 불가한 행위 탓에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