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가 미국행…미중갈등 태풍 속 바이든과 첫 회담(종합)

입력 2021-04-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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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가 미국행…미중갈등 태풍 속 바이든과 첫 회담(종합)
"동맹 강고하게 하겠다"…후쿠시마 오염수·올림픽 미국 반응 주목
한미일 대북 공조 필요성도 확인할 듯…코로나·기후변화 논의
대표단 80명·통상의 3분의 2로 축소…전원 백신접종·동선 제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5일 오후 자국 정부 전용기를 타고 도쿄에서 미국으로 출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한국시간 17일 새벽(미국 동부 시간 16일 오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을 직접 만나 회담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일본 외무성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미국과 일본의 확고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가 총리는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이라는 뜻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스가 총리는 출발에 앞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자유나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일미(미일) 동맹을 강고하게 하고 싶다"고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
그는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일미 리더십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국은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회담에서 재차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이 중국을 견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해경의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해경법을 최근 시행했고 당국 선박을 센카쿠 열도 인근 수역에 자주 보내 일본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에 일본이 얼마나 보조를 맞출지가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관해 협의한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최근 대만해협 인근에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까지 높아지고 있다.
양측은 회담 후 발표할 공동 문서에 대만해협 관련 내용을 기재하는 방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실현된다면 1969년 11월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당시 일본 총리의 회담 이후 약 52년 만에 미일 정상회담 공동 문서에 대만에 관해 기재하는 것이 된다.
당시 공동성명에는 "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전 유지도 일본의 안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사토 당시 총리의 발언이 기록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과 밀착하는 가운데 미일 정상회담 공동 문서가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는 내용으로 작성될 경우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센카쿠 열도 등을 놓고 중국과 갈등 관계에 있으나 경제적으로는 긴밀한 관계인 일본 정부는 줄타기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미일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한미일 3국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은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자치구나 홍콩의 인권 문제에 관한 우려를 공유하고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에 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한 데 대해 한국과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 표명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일본이 "투명하게 결정했으며 국제적으로 수용된 핵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도쿄 올림픽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스가 총리의 미국 방문에 동행할 대표단의 규모를 일본 총리가 통상 미국을 방문할 때의 약 3분의 2 수준인 80명 정도로 축소했다고 일본 외무성 관료는 밝혔다.
대표단은 전원 백신을 접종했으며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미국 현지 활동과 동선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스가는 미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18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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