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가장 흔한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 위험을 예고하는 표지가 남녀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 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Utrecht)대학 메디컬센터의 미치엘 포르투후이스 박사 연구팀은 심방세동 예고 표지는 여성이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 남성은 허리둘레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5일 보도했다.
성인 200여만 명의 BMI, 허리둘레, 심전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중 약 1만2천 명(0.6%)은 심방세동 환자였다.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심방세동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을 때 여성은 BMI가, 남성은 허리둘레가 심방세동과 강력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은 BMI로 평가했을 땐 심방세동 예측 정확도가 23%, 허리둘레로 평가했을 땐 12%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은 이와 반대로 허리둘레로 평가했을 때 심방세동 예측 정확도가 30%, BMI로 평가했을 때 23%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방에서는 18.5~24.9가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허리둘레가 90cm 이상인 여성과 100cm 이상인 남성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위스콘신 대학 심장 전기생물학 전문의 매튜 칼스쇼이어 박사는 심방세동과 관련해 임상의들은 과체중과 비만을 측정하는 표준인 BMI를 점검하지만, 허리둘레는 점검 사항이 아니라고 논평했다.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빠른 심박동과 건너뛰는 심박동(skipped beats)을 경험하게 된다.
심방세동을 방치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2배, 뇌졸중 위험이 5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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