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긴 증거로 올림픽'→'세계 단결의 상징으로' 말 바꿔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고 공동기자회견 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지적에 답하지 않았다.
복수의 일본 매체 중계를 보면 현지시간 16일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이터통신 기자는 스가 총리에게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준비가 안 됐다고 얘기하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추진하는 게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란 정책에 관해 질문하면서 스가 총리에게 올림픽에 관한 이같이 물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발언하고서 답변 기회를 넘겼으나 스가 총리는 로이터 기자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일본 교도통신 기자를 지명하며 질문 기회를 줬다.
스가 총리가 왜 이런 반응을 보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곤란한 질문에 답을 피했거나 회견에 집중하지 않아 자신이 질문받은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처럼 비쳤다.
교도통신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약속하거나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는지 스가 총리에게 물었다.
스가 총리는 "나는 올해 여름 세계 단결의 상징으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대회 개최를 실현할 결의를 표명했고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지지를 받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선수단 파견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고 "우리나라로서는 계속 올여름 도쿄 대회를 실현하기 위해 제대로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스가 총리는 앞서 인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겨낸 증거'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실현하겠다고 반복해 이야기했으나 이날 회견에서는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
최근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고 백신 접종률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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