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민에 대한 모욕…국제법정 서야 할 인물이 정상회의라니"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군사 정권 최고책임자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세안을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SNS에 따르면 16일 구성된 국민통합정부(NUG)의 국제협력부 장관을 겸하고 있는 사사 대변인은 SNS에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살인자'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사사 대변인은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언급하면서 최고사령관(Commander-in-cheif)이란 표현 대신 '최고살인자'(Murderer-in-cheif)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아세안 정상회의에 엄청나게 수치스러운 일일 뿐 아니라 미얀마 국민에 대한 엄청난 모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사 대변인은 또 "총을 든 그의 부하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714명의 영웅적인 시민들의 가족에게도 더 많은 슬픔을 가져다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현 폭력 사태를 종식하고 미얀마에 민주주의를 다시 가져오기 위해서 국민통합정부를 인정하고 관계를 맺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민들과 인권단체들도 SNS를 통해 비판했다.
미얀마 시민단체 '시민불복종운동'측은 "아세안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면서 "정말로 미얀마 국민을 지원하려 한다면 국민통합정부와 논의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는 합법적인 국민통합정부가 있다"면서 "피에 굶주린 민 아웅 흘라잉과 악수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민 아웅 흘라잉은 매일매일 미얀마 국민을 죽이는 살인자다. 아세안이여, 군사정권과 어울리지 말라", "미얀마를 지원하기를 원한다면, 유일한 합법정부인 국민통합정부를 정상회의에 초대해달라. 흘라잉 군사정권은 반인도적 테러 조직일 뿐" 등의 글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의 매튜 스미스 대표도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게 아니라 잔혹한 범죄에 대해 헤이그에서 국제 법정에 세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대표는 "아세안은 미얀마를 수 십 년간의 군부독재 시절의 나락으로 다시 떨어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아세안 정상회의에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석한다고 태국 외교부가 전날 발표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정상회의에서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주변국들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작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끄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등 정치인들을 대거 구금했다.
또 1년 후 선거를 다시 치른 뒤 민간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최근 선거 시기를 2년 후로 늦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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