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집안일이 노인들의 뇌 건강을 지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베이크레스트 센터 로트먼 연구소(RRI: Rotman Research Institute)의 노아 코블린스키 운동생리학 박사 연구팀은 집안일을 많이 하는 노인은 인지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인 뇌의 용적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7일 보도했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66명(65~85세)을 대상으로 집안일과 뇌의 용적, 인지기능 사이에 연관이 있는지를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베이크레스트 병원(Baycrest Hospital)에서 3차례에 걸쳐 이들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뇌 스캔과 인지기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이들에게 집 안 청소, 먼지 털기, 식사 준비, 설거지, 쇼핑, 집안 수리, 정원 작업 등에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집안일에 보내는 시간이 많은 노인일수록 뇌의 기억과 학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와 전두엽(frontal lobe)의 용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엽은 기획, 문제 해결, 판단, 실행 등 주요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뇌 부위다.
이는 운동을 하는 시간과도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운동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집안일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이러한 효과는 집안일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작업이 오랜 시간에 걸쳐 새로운 뇌 신경망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또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신체와 뇌 건강에 좋지 않은 몸을 움직이지 않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집안에서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재는 휴대용 기기를 노인들에게 착용하게 해서 객관적으로 신체 활동량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어떤 종류의 신체 활동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를 이해한다면 노인들의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로트먼 연구소는 인간의 뇌 기능을 연구하는 국제적인 연구기관이다. 특히 노인들의 인지기능 저하 원인과 뇌 기능을 평생 유지하는 방법 그리고 생활 습관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 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노인의학'(BMC-Ger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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