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새로운 시작 필요…개혁 위해 입후보"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 내 정당 지지율 2위인 녹색당이 첫 총리 후보로 안나레나 배어복 공동대표를 지명했다.
만 40세 여성인 배어복 후보는 독일 녹색당의 첫 총리 후보로 16년 만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계를 결정하는 총선전에 뛰어들게 된다.
독일 녹색당 지도부는 19일(현지시간) 오는 9월 26일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전을 이끌 총리 후보로 안나레나 배어복 공동대표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독일 녹색당이 총리 후보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어복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개혁을 위해 입후보한다"면서 "나는 이 나라가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오늘 우리나라를 정의롭고, 시민들을 돌보고, 디지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하고 전 세계에 열린, 민주주의를 방어할 능력이 있는 유럽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 내 변화는 다른 정치문화가 형성될 경우에만 가능하다"면서 "녹색당 총리후보는 단호하고, 투명하며, 학습능력이 있고, 자아비판적인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독일 녹색당의 지지율은 지난 18일 여론조사기관 칸타르의 조사결과, 22%로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29% 이후 2위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녹색당이 사회민주당(15%), 자유민주당(9%), 좌파당(8%) 등과 연정을 통해 메르켈 총리를 잇는 총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리 후보로 최종 확정은 오는 6월 11∼13일 녹색당 당대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1980년생 여성으로 차세대의 상징이기도 한 배어백 후보는 독일 함부르크대에서 정치학·공법을, 런던 정경대에서 국제법을 공부했다.
2005년 녹색당에 가입한 뒤 녹색당 소속 유럽의회 엘리자베트 슈뢰터 의원의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8세에 독일 녹색당 브란덴부르크주 대표가 됐으며, 33세에 연방의원에 당선됐고, 37세에는 당대표에 올랐다. 베를린 인근 포츠담에 살며, 남편과 두딸(10살, 6살)을 키우고 있다.
로베르트 하벡 공동대표(51)와 함께 3년전 공동 당대표에 오를 때만 해도 지명도가 낮았던 배어복 후보는 당내에서는 전반적으로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두 공동대표는 수개월간의 협의 끝에 배어복 공동대표가 총리 후보로 출마하는데 합의했다.
하벡 공동대표는 이날 배어복 공동대표가 총리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지만, 우리는 총리직을 위해 싸우게 됐다"고 선언했다.
배어복 후보는 당직 경력 외에는 행정 경험이 없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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