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당·기사당 대표 2파전 중 기민당 지도부 표결
기사당 대표, 표결 전 기민당 결정 수용의사 밝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독일 여당인 기독민주당(CDU)의 아르민 라셰트 대표가 오는 9월 총선에서 연립정부 다수파의 단일 총리 후보가 되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CSU) 마르쿠스 죄더 대표도 다수파 연합의 총리 후보 경쟁에 나선 가운데 기민당 지도부가 라셰트를 지지한 것이다.
죄더 대표는 앞서 기민당 지도부의 표결에 따른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라셰트 대표가 단일 총리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AF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기민당 집행위원회는 6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표결을 진행했고, 라셰트 대표는 위원 46명 중 31명의 지지를 얻었다.
죄더 대표는 9표를 받았고 무효표가 6표 나왔다.
기민당과 기사당은 전통적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왔고 대체로 다수파인 기민당에서 총리 후보가 선출됐다.
하지만 올해는 양당 대표가 모두 입후보 의사를 밝혀 2파전을 벌였다. 여론 조사에서 죄더 대표의 지지율이 라셰트 대표보다 압도적으로 높고 기민당에서도 죄더 대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자당 지도층의 신임을 등에 업은 라셰트 대표는 출마를 고집했다.
2파전이 이어지던 와중 죄더 대표는 전날 기민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표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기민당과 기사당 간의 균열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셰트 대표는 당내 다수의 지지를 얻었지만,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부 장관과 청년 조직, 작센주, 작센안할트주, 자를란트주 등이 죄더 대표를 지지해 타격을 받았다.
메르켈 총리는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지만,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재 보수 여당의 선거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1월 중순까지만 해도 36%에 달했던 기민·기사당 연합 지지도는 라셰트의 당 대표 취임 이후인 지난 11일 여론조사기관 칸타르의 조사결과 27%까지 추락했다.
지난 18일 조사에선 기민·기사당 연합이 29%, 녹색당이 2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녹색당이 사회민주당(15%), 자유민주당(9%), 좌파당(8%) 등과 연정을 통해 차기 총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를 이을 차기 총리는 오는 9월 총선을 통해 구성되는 연방하원이 선출한다.
총리직을 4연임한 메르켈은 기민당의 잇따른 지방선거 부진 및 연정 내 분란 속에서 2018년 말 차기 총리 불출마 및 기민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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