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주(州)에서 벨루가(흰고래) 20마리가 얼음 바다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20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전날 추코트카 반도에 있는 베링기아 국립공원 공보실은 펜키근게이만(灣)의 얼음판 구멍 3곳에서 벨루가 약 20마리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벨루가들이 얼음판 구멍에 고립되는 일은 잦다.
다만 올해는 벨루가들이 만(灣)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온 탓에 과거보다 안전한 이동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게 국립공원의 설명이다.
벨루가는 수면 밖으로 나와 호흡을 한다. 현재 벨루가들이 서식하는 곳에서 얼음이 얼지 않은 수역까지의 거리는 최소 40㎞ 정도다.
호흡이 가능한 통로가 확보될 때까지 얼음구멍 주변에서 서식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는 먹이 활동의 제약 탓에 벨루가들이 생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립공원 소속의 아나톨리 코치녜프 연구원은 얼음구멍 주변에 있는 벨루가들의 먹잇감들이 이동하게 되면 동물들이 살아남을 기회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1984년 펜키근게이만 인근에서도 수천 마리의 벨루가들이 얼음 바다에 갇혔었다.
당시 소련 정부가 쇄빙선을 이용한 구출 작전에 나섰지만, 벨루가 대부분은 숨졌다.
벨루가는 고래목에 속하는 동물로 최대 몸길이 4.5m, 무게 1.5t, 평균 수명은 30~35년이다. 주로 북극해와 베링해 등에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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